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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ETF 이탈, 개별주 몰빵 (순매수, 코스피, 각자도생)

by yunk03 2026. 3. 29.

3월 코스피 개인 순매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ETF 순매수는 오히려 반 토막이 났습니다. 저도 이 데이터를 보고 "이게 같은 시장 맞나?" 싶었는데, 사실 이 흐름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개미들이 ETF를 팔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직접 베팅하는 각자도생 장세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목차

  • ETF 순매수 급감
  • 코스피 직접 투자 폭발
  • 미국 원정 급제동

 

ETF 순매수 급감, 숫자가 보내는 신호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2026년 1월 개인 ETF 순매수액은 14조 9765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월 9조 8657억 원으로 꺾이더니, 3월 26일 기준으로는 6조 원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불과 두 달 만에 9조 원 가까이 급감한 셈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여기서 ETF 순매수란 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실질 유입 자금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시장에 새로 들어온 돈의 양입니다. 이 수치가 줄었다는 건, 투자자들이 ETF에 새 돈을 넣기보다 기존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ETF 거래대금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입니다. 3월 ETF 거래대금은 218조 원으로 1월(182조 원)과 2월(196조 원)을 모두 뛰어넘었습니다. 사고파는 회전율 자체는 높아졌는데 신규 유입은 줄어든 전형적인 차익 실현·포트폴리오 재편 국면입니다.

이달 개인 순매수 상위 ETF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KODEX 레버리지: 8,953억 원 (1위)
  • KoAct 코스닥액티브: 7,860억 원 (2위)
  • TIGER 반도체TOP10: 4,374억 원 (3위)
  • TIME 코스닥액티브: 4,026억 원 (4위)

레버리지 ETF가 1위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띕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으로,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방향성 베팅에 주로 활용됩니다. 안정적인 분산 투자보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심리가 시장 전반에 짙어졌다는 방증입니다.

ETF 총 순자산도 흔들렸습니다. 지난달 27일 387조 642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수치가 3월 26일 기준 374조 6788억 원으로 약 13조 원 줄어들었습니다. 단순 주가 하락이 아니라 실제 자금이 ETF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의미입니다.

 

코스피 직접 투자 폭발, 그 심리의 정체

개인투자자들은 3월 들어 27일까지 코스피에서 35조 6325억 원어치를 직접 순매수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동학개미 운동의 절정이었던 2021년 1월 역대 최고치(22조 3384억 원)를 13조 원 이상 뛰어넘는 수치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저는 이 심리를 몸으로 이해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 직접 투자해서 수익을 낸 경험이 있는데, 같은 시기 ETF로도 플러스 수익을 냈습니다. 그런데 수익률 자체는 삼성전자 직접 투자 쪽이 확연히 컸습니다. 그 경험 이후 솔직히 ETF에 새로 자금을 넣으려고 할 때마다 한 번씩 망설이게 됩니다. "이 돈을 그냥 삼성전자에 더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게 비단 저만의 심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증권 고연수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개인들이 ETF를 팔고 개별 종목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TF는 원하지 않는 종목까지 담겨 있어,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전략팀장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 국면에서 ETF보다 개별 종목의 낙폭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서 알파(Alpha)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알파란 시장 평균 수익률(베타)을 초과하는 초과 수익을 의미합니다. ETF는 구조적으로 시장 평균을 추종하기 때문에 알파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개인들이 ETF를 떠나 개별 종목으로 이동하는 것은, 스스로 알파를 만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물론 그 반대급부로 종목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는 점도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 원정도 급제동, 돈의 방향이 바뀌었다

해외 투자 흐름도 급격히 달라졌습니다. 미국 증시 개인 순매수는 1월 약 50억 달러, 2월 약 39억 달러였는데, 3월에는 4억 7600만 달러(약 7163억 원)로 9분의 1 수준까지 급감했습니다.

달러 강세와 뉴욕 증시 조정, 그리고 국내 시장의 상대적 매력도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미국 원정에서 빠진 자금이 국내 코스피 개별 종목, 특히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흐름을 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 심리가 꽤 오랜만에 실질적으로 살아났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ETF가 나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분산 투자와 낮은 비용이라는 ETF 본연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제 경험상, 확신이 있는 종목이 있을 때 개별 투자의 수익률이 더 높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시장은 그 확신을 가진 개미들이 직접 나선 국면입니다. 이것이 현명한 전략인지, 과열의 전조인지는 앞으로의 기업 실적이 판가름할 것입니다. 분명한 건, 지금은 ETF 하나로 편하게 올라타던 구도와는 다른 장세라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한 번 점검해볼 시점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한국경제,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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