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종목 투자와 ETF 투자를 모두 직접 해본 사람으로서 솔직히 말하면, ETF로 넘어온 뒤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한 종목이 급락해도 포트폴리오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감각은 직접 경험해봐야 압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니 이런 흐름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ETF가 명실상부한 대표 투자 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목차
- 분산투자 - ETF 비중 4년 만에 3배
- 국내지수 ETF로의 귀환
- ETF 장기투자가 답인 이유
ETF 비중 4년 만에 3배, 무엇이 투자자를 끌어들였나
서울경제신문이 한국투자증권 개인 고객 계좌 약 1,0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일반 주식계좌에서 ETF가 차지하는 잔액 비중은 15.79%로 집계됐습니다. 2023년 5.58%에 불과했던 수치가 4년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입니다(출처: 서울경제신문). ETF 시가총액 역시 1년 전 188조 원에서 373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성장했고,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나 늘었습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ETF가 가진 구조적 장점이 있습니다. ETF란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특정 지수나 업종을 추종하는 여러 종목을 묶어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금융 상품입니다. 쉽게 말해 코스피200 ETF 하나를 사면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200개 기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습니다.
저도 예전에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며 투자했을 때는 실적 발표, 공시, 뉴스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반면 ETF로 방향을 바꾼 뒤에는 특정 기업 한 곳이 흔들려도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심리적 안정감이 ETF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업계에서는 ETF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액 자산가만 받던 PB(프라이빗뱅커) 서비스를 대중화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옵니다. 여기서 PB 서비스란 자산가에게 개별 맞춤형 종목 배분과 투자 전략을 제공하는 고급 금융 서비스를 말합니다. ETF가 그 역할을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준 셈입니다.
국내 지수 ETF로의 귀환,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
올해 들어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의 ETF 순매수 상위권을 미국 S&P500, 나스닥100 관련 상품이 휩쓸었는데, 올해는 코스닥150, 코스피200, 반도체TOP10 등 국내 지수 관련 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모두 동일한 흐름을 보였습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여기서 지수 ETF란 코스피200이나 S&P500처럼 특정 주가지수의 등락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을 의미합니다. 시장 전체의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개별 종목 선택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투자 패턴 변화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레버리지 ETF 비중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 수익률의 2배 혹은 3배를 추구하는 고위험 단기 상품입니다. 한국투자증권 데이터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 잔액 비중은 2023년 0.10%에서 올해 0.06%까지 낮아졌습니다. 대신 우량 ETF를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금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개별 종목 리스크 없이 업종 전반에 분산 투자
- 레버리지·인버스 대신 일반 지수 ETF 중심으로 전환
- 일반 계좌뿐 아니라 연금계좌용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
- 단기 매매보다 정기 분할 매수 전략 확산
저는 개별 종목 투자를 완전히 놓지는 않았지만, 비중 면에서는 ETF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상태입니다. 한 종목에 집중했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계좌를 들여다보는 횟수가 줄었고, 그만큼 장기 관점을 유지하는 게 수월해졌습니다.
연금계좌와 분할매수, ETF 장기투자가 답인 이유
ETF가 단순히 '편리한 단기 투자 수단'을 넘어 장기 투자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투자자들이 ETF를 IRP(개인형 퇴직연금)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같은 연금계좌에 담아 장기 보유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여기서 IRP란 직장인이 퇴직금을 적립하거나 개인이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하는 세제 혜택 계좌를 말합니다.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ETF를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데 유리한 구조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일반 계좌에서 단기로 ETF를 매매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연금계좌에 코스피200과 S&P500 ETF를 정해진 날에 일정 금액씩 사 모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수익률 그래프를 매일 확인하는 대신 자동이체처럼 꾸준히 쌓아가는 구조로 전환하니, 시장이 흔들려도 오히려 저가에 더 사는 기회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식이 바로 DCA(Dollar Cost Averaging), 즉 분할 매수 전략입니다. 한 번에 목돈을 투입하는 대신 정해진 주기에 일정 금액을 나눠 매수함으로써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다 실패하는 리스크를 줄여주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특히 효과적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장기 투자 관점에서 ETF를 고를 때 고려할 핵심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수(운용비용): 연간 운용 보수가 낮을수록 장기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0.1%와 0.5% 차이가 20년 뒤에는 상당한 금액 차이로 벌어집니다.
2. 거래량, 유동성: 일평균 거래대금이 높은 상품일수록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기 쉽습니다.
3. 추적 오차: 기초 지수를 얼마나 정확하게 따라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작을수록 지수 성과에 가깝게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국내 시장이라면 코스피200이나 반도체, 미국 시장이라면 S&P500·반도체·전력 인프라 관련 ETF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방향은 시장 전체의 성장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이라 장기 투자에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ETF가 대세라는 흐름은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도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지수 추종 상품이나 펀더멘털이 견조한 업종을 묶은 ETF를 중심으로 장기 접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개별 종목의 짜릿함도 있지만, 마음 편하게 꾸준히 쌓아가는 투자를 원한다면 ETF는 지금도 충분히 유효한 선택입니다. 다만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담은 것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처 : 서울경제